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마이클 조던의 보수에 관한 부분이다. 롤스는 운에 의한 타고난 재능은 사회적 자산이라고 주장한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수학과 과학을 굉장히 잘한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태어났고, 건강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부는 때, 수학, 과학 인재는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이러한 임의적 요소는 재능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순전히 운에 의존한다. 그 친구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노력 끝에 한국의 유복한 가정에 건강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 친구는 그의 그러한 행운을 사회와 나눠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닌 듯 했다. 매번 “우리는 우리의 행운을 독점할 자격이 없다.”라는 말을 들으면 깊이 동감하고는 했었다. 전쟁터의 고아가 되어 폐허를 떠 도는 사람이 된다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대기업 회장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업 회장은 당연히 내게 그가 누리고 있는 것을 나누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몇몇 부잣집 자식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유한 삶에 익숙해진 나머지, 의욕없이 사치만 부리며 시간을 버리기도 한다. 천재로 태어났지만 자만에 빠져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 환경과 타고난 운이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운’이 아니라 ‘운을 받아들이는 그 사람 자체’인 것일까?
고민 끝에 내린 내 결론은 이거다. 뭐든 ‘운’으로만 되는 것도 없고 ‘노력’으로만 되는 것도 없다. ‘운’보다는 ‘운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불운’도 있다. 열흘 동안 굶었는데 수학 문제집을 풀 수는 없다.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의 노력을 보상받아야 한다. 하지만 노력마저 해볼 수 없는 사람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학의 인종별 우대 정책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평소에 대학의 소수 집단 우대 정책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학의 가치를 열심히 공부한 끝의 보상이 아니라 인종별 통합으로 둔다면 이 정책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결국 ‘정의’는 어느 가치에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는 것 같다. 정의에 대한 고찰과 갈등이 이 책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은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다시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도덕적 사고의 근간을 형성한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 정의에 관한 문제를 철학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할 것이 아닌 정의에 관한 사색과 그 사색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내게 세상에는 많은 의견이 있고, 한 가지 문제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음을 알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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